아르네 슬롯 감독이 이끄는 리버풀은 지난달 30일(이하 한국시간) 런던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026시즌 프리미어리그 13라운드 원정에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를 2-0으로 제압했다. 리버풀은 최근 3연패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이었고, 올 시즌 처음으로 살라를 벤치에 앉히는 초강수까지 꺼내들었다. 팀이 구하기 어려웠던 승리를 챙긴 순간이었다. 슬롯 감독은 이날 4-2-3-1 전형을 선택했다. 골문은 알리송 베케르가 지켰고, 수비라인에는 밀로시 케르케즈, 버질 판 데이크, 이브라힘 코나테, 조 고메스가 배치됐다. 중원은 알렉시스 맥알리스터와 라이언 흐라벤베르흐가 맡았고, 2선에는 코디 학포·플로리안 비르츠·도미니크 소보슬러이가 포진했다. 최전방 스트라이커는 알렉산데르 이삭이었다. 지난 시즌 34골 23도움이라는 경이적인 기록으로 최고 에이스였던 살라는 이날 벤치로 밀려났다. 올 시즌 18경기 5골 3도움에, 최근 4경기 연속 공격포인트가 없는 극심한 부진이 계속되자 각종 비판이 이어졌고, 슬롯 감독은 결국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살라가 빠지자 리버풀의 경기력은 눈에 띄게 정돈됐다. 전반전 동안 득점은 없었지만 상대를 압도하는 슈팅과 볼 소유로 경기 주도권을 완전히 가져왔다. 후반 15분, 리버풀은 이삭의 선제골로 흐름을 잡았다. 왼쪽 측면에서 학포가 내준 컷백을 이삭이 침착하게 마무리하며 1-0을 만들었다. 뉴캐슬에서 리버풀로 1억 2,500만 파운드(약 2,428억원)에 이적한 뒤 10경기 동안 1골 1도움에 그쳤던 이삭은 살라가 빠진 첫 경기에서 마침내 득점을 터뜨렸다. 리버풀은 후반 추가시간 학포의 추가골까지 더해 2-0 승리를 확정지었다. 조 고메스의 패스를 학포가 가슴으로 트래핑한 뒤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한 장면이었다. 시즌 초반 답답한 경기력을 보였던 리버풀이 모처럼 완성도 높은 플레이를 펼친 경기였다. 살라의 부진 속에서 얻은 값진 승리였다. 1일 영국 BBC는 “살라 없는 리버풀의 시작인가?”라는 파격적인 헤드라인을 내걸었다. BBC는 “슬롯 감독이 살라를 벤치에 두기까지 걸린 시간은 길지 않았다. 지난 4월 이후 프리미어리그에서 처음으로 살라를 제외한 결정은 상징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 결정은 살라의 화려했던 리버풀 커리어가 끝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슬롯 감독이 살라 이후 시대를 어떻게 설계할지를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분석했다. BBC는 또한 “최근 리버풀은 기대 이하의 성적을 이어갔고, 슬롯 감독은 공개적으로 ‘살라를 방출하라’는 주장까지 들었다”며 “문제는 구단 역대 득점 3위라는 거대한 존재를 어떻게 대체하느냐였다. 슬롯이 웨스트햄전에서 그 답을 일부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매체는 특히 소보슬러이가 오른쪽 측면에서 자유를 찾았다는 점, 고메스를 라이트백으로 두면서 소보슬러이의 공격성을 극대화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슬롯의 결정이 ‘전술적 적중’이었다고 평가했다. 영국 축구 레전드들의 반응도 비슷했다. …